구버전 클래식월드 복원의 결과는?

며칠 전 포스팅했던 바람의나라 클래식월드가 오늘 드디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엄청난 기대에 부푼 채 11시에 점검이 끝나자마자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로 접속해보았습니다.

서버를 선택하고, 캐릭터를 선택하고 로그인되기 전부터 이미 저의 마음 속은 이미 과거에 대한 향수로 가득차있었습니다. 마치 오래 전 떠난 고향을 다시 찾아갔을 때 처럼 두근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구버전을 그리워했던 많은 분들께서도 비슷한 감정을 갖고 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접속 직후 올라오는 사자후를 보자마자 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격앙된 유저들의 분노가 담긴 사자후와 허탈함의 웃음을 짓는 유저들의 사자후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찾아봐도 구버전 서버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공지사항을 읽어보니 (구)부여성을 찾아가면 구버전 그래픽을 즐길 수 있다고하여 가보니 그 곳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구버전 맵과 몬스터 몇 마리를 풀어둔 것이 전부였습니다. (구)부여성 맵 이외에는 어떠한 맵도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구버전 맵만 구경하고 심지어 건물 내부도 못들어가는 말 그대로 껍데기에 불과한 곳이었습니다. 구버전을 추억하며 기대감에 차 접속한 수 많은 유저분들은 황당한 모습을 보며 분노하기도 하고 허탈해하며 접속을 종료하고 있었습니다.

대참사, 전조증상은 있었다.

간담회 이후 바람의나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로드 된 홍보팜플렛, 클래식 서버에서 월드로 수정된 부분이 눈에 띈다.

결과론적인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이러한 대참사는 어느정도 예정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간담회 이후 바람의나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홍보 문구가 초기 클래식 서버로 표기되었으나 얼마 후 클래식 월드로 수정된 것을 보며 기대와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을 예상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클래식월드 본 서버 적용을 앞두고 괴유서버에서 테스트되었던 모습

또한 본 서버 패치 이틀 전 괴유서버에서 클래식월드가 테스트되었는데 이 때도 (구)부여성 맵과 몬스터 몇 마리를 제외하면 아무런 컨텐츠가 없어 실망스럽다는 글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을 보고도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저분들은 아직 개발 중인 내용이라 본 서버에 적용되면 다를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회로였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헛된 기대감을 품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니라 간담회였습니다. "20년 바람가족에게 헌정하는 구버전 업데이트", "구버전이 돌아온다!" 등 마치 완벽한 구버전 복원을 의미하는 듯한 문구와 영상을 남발하며 수 많은 유저들에게 기대감을 심어넣었습니다. 적어도 구버전 복원이라는 것이 바람의나라 유저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이러한 홍보는 절대 하지말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실망감, 또 속았다.

사실 바람의나라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버린 것은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께서는 신버전 단일화를 기점으로 신뢰를 잃으셨을 것이고 저 같은 경우 2009년~2011년 사이 핵, 매크로를 방치하는 모습을 보며 신뢰를 완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천인 업데이트를 보며 기대감을 잃었었습니다. 그러나 20주년 간담회라는 의미있는 자리에서 구버전 복원을 공약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만큼은 다를 줄 알고 신뢰와 기대감을 보냈습니다. 허나 돌아온 것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결과와 또 속았다. 라는 괘씸함 뿐입니다. 알면서도 기대한 제 자신이 너무나 우둔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저와 함께 구버전 복원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기다리셨던 수 많은 올드유저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