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부터 기대했던 게임이었지만...

한 때 사전등록 100만, 누적 다운로드 500만을 돌파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바람의나라: 연

지난 2018년 11월, 지스타 2018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게임이었던 '바람의나라'가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 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느껴졌던 떨림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구버전을 기반으로 출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서 정말 추억 속의 바람의나라를 즐길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언제 출시되나 손 꼽아 기다렸던 생각이 납니다. 이후 2019년 두 차례에 걸친 CBT를 체험해보면서 기대와는 조금 달라 실망하긴 했으나 그래도 바람의나라 ip를 사용하고 있는 게임을 쉽게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CBT 종료 이후에도 정식 오픈을 손꼽아 기다렸고 2020년 7월 15일 바람의나라: 연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순간부터 현재까지 정말 열심히 플레이해왔습니다.

그러나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 문제와 함께 운영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연 이게 바람의나라가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했던 게임의 IP를 쉽게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러한 문제는 지속되었고 저 역시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이제와서야 게임 플레이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약 8개월간 직접 바람의나라: 연을 플레이해보면서 느꼈던 생각을 정리해본 글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만성적인 콘텐츠 부족과 획일화

길었던 준비기간에 비해 너무도 빈약했던 오픈 콘텐츠

바람의나라: 연은 지난 2018년 11월 지스타 2018을 통해 처음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당시 시연회를 통해 공개된 바람의나라: 연에는 원작에 존재하는 국내성, 부여성, 12지신의 유적이 구현되어 있었고 독자적인 오리지널 컨텐츠 구미호 레이드 또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최초 공개 작품치고는 나름 콘텐츠가 어느정도 준비되어 있는 편이었기에 머지않은 시점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기존 출시예정 시기였던 2019년 상반기가 지나도록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고 출시가 연기되었습니다.

2018 지스타에서 최초공개 된 바람의나라: 연

이후 2019년 8월 1차 CBT, 11월 2차 CBT가 진행되었는데 당시 콘텐츠는 최초공개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UI, 퀘스트, 성장동선 등 시스템적인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CBT 후에도 한동안 정식 서비스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해가 지난 2020년 7월 15일이 돼서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최초 공개 이후 약 1년 8개월의 시간이 흐른 시점이며 CBT 이후로는 약 8개월이 흐른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긴 개발 시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는 최초 공개 때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국내성, 부여성, 12지신의 유적이 전부였으며 추가된 것이라곤 PK가 가능한 폭:12지신, 람쥐왕 레이드, 혼주공 레이드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국내성, 부여성 내에 많은 던전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콘텐츠가 적다고만 볼 수는 없으나 문제점은 레벨링이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는 점이었습니다. 99레벨을 찍기까지 짧으면 하루, 길면 2~3일이 소요되었는데 이로 인해 국내성, 부여성에 존재하는 다양한 던전들은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는 던전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오픈한 지 불과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 대다수의 유저들이 폭:12지신에 몰려들었고 산적굴이 나오기 전까지는 치열한 자리싸움과 끊임없는 PK가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PK에 피로도를 느낀 유저들이 상당수 이탈하게 되었습니다.

우려먹기의 끝, 산적굴

서비스 시작 한 달 하고도 10일 여가 지난 8월 27일이 되서야 산적굴, 1차 승급 업데이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오픈 이후 신수쟁탈전에 이은 두 번째 콘텐츠 업데이트였으나 신수쟁탈전이 특정 시간에 이루어지는 이벤트적인 성격의 콘텐츠였고 그마저도 완성도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기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신규지역 산적굴 업데이트는 패치 전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업데이트 이후 산적굴은 상당한 비판을 받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지나친 재탕이었습니다.

산적굴 몬스터는 1개의 도트그래픽에 무려 52개의 각기 다른 이름을 부여받았다.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의 산적굴을 새롭게 해석하여 동서남북 4방향, 1층과 2층으로 던전을 구성하고 각기 다른 경험치와 드롭 테이블을 지니게 하였는데 몬스터의 이름만 다를 뿐 외형은 모두 동일하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원작에서도 매번 사용해왔던 방식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문제는 다음 지역인 극지방 업데이트가 늦어지며 그 사이 시간 떼우기 식 재탕이 계속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산적굴 업데이트 한 달 후인 9월 25일에는 산적굴 3층과 폭:산적굴이 추가 되었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의 맵, 몬스터 그래픽을 한치의 변형도 없이 추가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더불어 원작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던 폭:산적굴이 추가되면서 많은 반발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에 그치지않고 2주 정도가 지난 10월 12일에는 폭:산적굴 3층을 추가하게 되면서

우려먹기의 끝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 시기 어느 유저가 정리해놓은 자료에 따르면 산적굴 몬스터는 1개의 도트 그래픽에 무려 52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적비, 청비, 흑비의 경우 동일한 도트에 팔레트 스왑만 한 것임을 고려해보면 1개의 도트 그래픽으로 무려 156마리의 몬스터를 만든 셈입니다. 이 시기부터 우스갯소리로 '재배맨 온라인'의 재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담당 디렉터가 실제로 드래곤볼 온라인 기획에 참여했었다는 경력이 알려져 디렉터가 맡는 게임들의 전통이 아니냐는 조롱이 오가곤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0월 22일 극지방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약 3달간 산적굴에서 똑같은 맵, 똑같은 몬스터만 잡아야 하는 극한의 지루함과 더불어 운에 모든 것을 맡겨야하는 예리한 금강무기 파밍이 겹치면서 이 시기 매우 많은 유저가 이탈하는 결과가 발생하였습니다.

다를 것 없는 극지방과 북방대초원

2020년 10월 22일 업데이트 된 극지방 산적굴 이후 약 3개월 만의 신규 지역업데이트였다.

산적굴에 이어서 출시된 극지방, 북방대초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극지방 추가 업데이트 던전 잊혀진 성지, 시험의 장, 극한의 장은 기존 극지방 몬스터를 흑백으로 팔레트스왑하여 출시한 던전이며 북방대초원 추가 업데이트 던전 조드의 대지 역시 기존 북방 몬스터를 흑백으로 팔레트스왑하여 출시한 던전입니다.

매번 신규 지역이 나올 때마다 3번에 걸쳐 업데이트 되는데 이 중 2번은 기존 도트를 재활용한 지역이 출시되는 형태가 이어져온 셈입니다. 워낙 업데이트 속도가 느린 편이라 신규 지역이 추가되면 적어도 2~3달은 눌러앉아 있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안그래도 질리기 쉬운데 기껏 레벨을 올려서 찾아간 상위 던전에서도 같은 몬스터, 같은 맵을 봐야하는 지루함까지 있으니 더욱 쉽게 질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성이 없는 콘텐츠, 똑같은 장비와 똑같은 사냥터

바람의나라: 연의 대표적인 교복아이템인 예리한 2차 깹무기, 예리한 금강무기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바람의나라: 연은 대다수의 유저가 획일화 된 컨텐츠만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워낙 컨텐츠 자체가 적고 신규 컨텐츠는 무조건 기존 컨텐츠의 상위 컨텐츠로써 출시되다보니 사냥터, 장비의 다양성이 전혀 없이 모든 유저가 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같은 사냥터만 이용하게 되는 현상이 고착화되었습니다.과거 바람의나라는 신규 지역을 출시할 때마다 최상위 고레벨 유저만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는 사냥터, 장비 등의 콘텐츠를 함께 출시하여 성장 동선과 장비 사용에 다양성을 주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뒤늦은 수평적 컨텐츠, 일본

2021년 3월 11일 업데이트 된 신규지역 일본, 250레벨부터 500레벨 이후까지 다양하게 던전이 구성되어 있다.

2021년 3월 11일, 패치를 통해 등장한 일본의 경우 최상위 유저들을 위한 컨텐츠가 될 것이라는 유저들의 예상과 달리 250레벨~525레벨에 이르는 광범위한 레벨 구간에서 이용가능한 컨텐츠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앞서 말한 모든 유저가 똑같은 장비, 똑같은 사냥터만 이용한다는 문제점은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4인 그룹사냥이 무조건적으로 강요되는 북방대초원과 달리 1인, 혹은 2인으로 즐길 수 있는 던전들이 대거 출시되었다는 점은 칭찬 할만 한 변화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패치는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수평적인 컨텐츠를 내려고 했다면 오픈 초기, 늦어도 북방대초원 패치 전까지는 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현 시점에서 신규 유저 유입은 전무한 수준이고 남은 유저들은 대부분이 400레벨 이상의 고레벨 유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의 운영입니다. 오픈 이후 8개월 내내 컨텐츠가 너무 획일화되었다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음에도 이제서야 수평적인 콘텐츠를 출시했다는 것은 운영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 없는 운영

바람의나라: 연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게임의 기준과 방향성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이렇게 의도되었던 시스템이 또 어느 시점에서는 완전히 뒤집혀 전혀 다른 의도를 가진 시스템이 됩니다. 물론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게임 시스템을 고쳐나가는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 누군가는 기준과 방향성을 두고 명확하게 진로를 정해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야할 개발사가 명확한 기준,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전사 스킬 '동귀어진' 변천사

2020년 7월 15일 쿨타임 50초

2020년 7월 22일 쿨타임 30초

2020년 7월 29일 쿨타임 20초

2020년 8월 20일 쿨타임 10초

2020년 9월 15일 쿨타임 1.5초

오픈초기 50초의 쿨타임을 가졌던 '동귀어진'

가장 확실한 예를 살펴보면 전사의 스킬 동귀어진의 경우 오픈 초기 쿨타임 50초를 가진 스킬이었으나 활용도 문제가 제기되자 수 차례 밸런스 조정을 거듭했고 그 결과 2달 만에 쿨타임 1.5초의 스킬이 되었습니다. 쿨타임 50초짜리 스킬이 1.5초가 된 건 사실상 밸런스 조정을 넘어서 새로운 스킬을 만든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를 보며 개발단계에서 어떠한 기준과 방향성을 가지고 스킬을 만들었는지 5번에 걸친 밸런스 조정이 어떠한 기준에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동귀어진이라는 스킬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매번 밸런스 패치 때마다 특정 직업은 지나치게 부상하고 특정 직업은 도태되는 현상이 꾸준히 반복되어 오는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이러한 문제가 드러납니다.

패널티 시스템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픈 초기에는 던전 적정 레벨과 유저가 20레벨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 경험치, 아이템 획득에 패널티를 부여하였으나 레벨링 설계 실패로 유저들이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하고 이용할 던전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자 불과 일주일 만에 패널티를 40레벨 이상 차이로 완화하였으며 극지방 출시 전까지 매우 오랜 시간 시간을 끌어야 했던 폭:산적굴의 경우 아예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는 던전으로 출시되는 등 게임의 중추적인 시스템이 명확한 기준없이 그때 그때 바뀐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도안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설정상으로는 아이템 제작용 도안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안 훔친, 도안 삼킨 등의 이름이 붙은 도안 몬스터를 처치해야 했는데 산적굴 패치 이후 예리한 금강무기 작업이 강요 되면서 이러한 시스템에 극심한 피로도를 느끼는 유저가 많아졌고 반발이 커지자 일반 몬스터도 도안을 드랍하도록 개선하게 되면서 도안 몬스터라는 개념 자체가 무실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게임 내의 중요한 시스템들이 매 패치마다 잦은 변화를 겪는 모습을 보며 이 게임이 개발단계에서 명확한 기준, 방향성 없이 게임을 설계해두고 유저들을 상대로 테스트하며 피드백을 받고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버그, 또 버그

큰 파장을 일으켰던 0번 채널 버그

오픈 이래로 0번 채널 버그, 장비 복구 버그 등 게임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만한 굵직한 버그들이 줄 곧 터져왔습니다. 특히 0번 채널 버그의 경우 오픈 초기부터 채널이동시 종종 0번 채널이 보이는 등 전조증상이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법한 버그라는 생각이 들어 실망감이 더욱 컸습니다.

이렇게 굵직한 버그들도 자주 터졌지만 그 사이 잔버그들은 셀 수 조차없이 많았습니다. 매주 패치노트에 버그 수정이 올라오지만 이 버그를 고쳐놓으면 다른 버그가 발생하고 다른 버그를 고쳐놓으면 또 다른 버그가 발생할 정도로 버그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8개월 내내 버그덩어리였던 자동사냥 시스템입니다. 스킬이 안나간다거나 자동사냥이 풀린다거나 파티장이 바뀌면 파티가 와해된다거나 하는 수 많은 버그들이 있었고 매번 고쳤다고 해도 또 다른 부분에서 버그가 발생해서 상당한 스트레스로 느껴졌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시스템들

기본적인 기능도 못하는 시스템

오픈 초기 스크롤 멈춤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았던 열악한 사자후 시스템

바람의나라: 연 오픈 초기를 뒤돌아보면 정말 게임의 완성도가 형편없었습니다. 원작 고증에 힘을 쓴 것인지 그룹 구하기 시스템이 없어서 사자후를 통해 그룹을 구해야 하는데 수 많은 유저들이 그룹을 구하는 사자후가 올라와 스크롤이 미친 듯이 올라감에도 스크롤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원하는 그룹에 들어가려면 엄청난 동체시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스크롤 사이에서 원하는 그룹인지를 대충 확인하고 맞는거 같으면 빠르게 스크롤을 올려 가입신청 버튼을 눌러야만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더라도 대부분은 누군가 선수를 쳐 가입인원이 초과되었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반대로 그룹원을 구하는 그룹장도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RPG 게임에서는 그룹 가입 신청이 오면 그룹장이 신청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그룹에 부합한 지 여부를 판단 후 승인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바람의나라: 연 오픈 초기에는 그룹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착용 아이템 여부는 당연하고 최소한의 정보인 직업, 레벨, 전투력도 표시되지 않고 그냥 'xx님이 그룹 가입을 신청하셨습니다' 정도가 표시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때문에 일단 신청이 오면 받아보고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면 사과 후 나가 달라고 이야기해야만 했습니다.

이렇듯 오픈 초기에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조차도 구현되어 있지 않았던 게임입니다. 당연히 불편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았고 꾸준히 기능 추가 요청을 한 끝에 사자후 시스템은 오픈 2주가 지난 7월 29일 패치를 통해 개선되었고 그룹원 정보표시는 2달 여가 흐른 9월 15일 개선되었습니다.

오픈 7개월이 지난 2월이 되서야 고쳐진 근처 수행자 정보 표시 기능

이와 함께 근처 수행자 보기 기능은 게임 내 돋보기 모양 UI를 눌러 같은 맵 상에 있는 유저를 확인하는 기능이지만 맵 전체가 아닌 캐릭터를 중심으로 일정 주변반경만 확인되는 문제가 있어 꾸준히 개선 요구가 있어왔지만 방치되다가 서비스 7개월이 지난 2021년 2월 4일이 돼서야 패치를 통해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자동사냥 기능 역시 오픈 이래 줄곧 고질적인 문제가 많아 수 차례 패치를 반복했으나 만족할만한 성능이 나오기까지는 7개월 여가 소요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매장 시스템의 경우는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한데 특가 장터 시스템의 불편함, 과도한 수수료, 비상식적인 가격 책정, 아이템을 밀봉해서 올려보기 전까지는 판매자도 확인할 수 없는 아이템의 가격 등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수두룩 합니다.

이렇듯 기본적인 시스템들 조차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수 차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고쳐야 할 것은 많은 상황입니다. 지난 8개월을 뒤돌아보면 마치 3차 CBT를 진행한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상한 1차, 2차 승급, 기술각성 시스템

승급기술 습득에 비상식적으로 많은 재화를 요구한다는 비판에 일주일만에 재화소모량 감소 패치가 진행되었다.

과거 바람의나라에서 승급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스킬보다 강하고 멋있는 스킬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재미를 부여하는 요소였습니다. 그런데 바람의나라: 연의 승급 시스템은 기대하던 바람의나라의 승급 시스템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산적굴 업데이트와 함께 출시된 1차 승급의 경우 승급을 한다고 해도 당장 승급 기술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승급 기술이 바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재화를 소모하여 기술을 찍어야했기 때문입니다. 비상식적으로 많은 양의 재화를 요구했기에 기술을 찍을 수 없어 명목적으로만 승급한 셈이고 실질적으로는 승급 전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에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얼마 후 승급 기술을 배우는데 필요한 재화의 양을 대폭 줄여주긴 하였으나 여전히 2레벨 이상으로 기술을 찍는데는 많은 재화를 필요로 하였습니다. 1레벨 승급 기술의 경우 체력, 마력 소모량에 비해 데미지가 형편 없었기 때문에 사용이 기피되어 일부 직업의 경우 승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가 될 정도였습니다.

2차 승급은 350 레벨 이상을 요구한다.

2021년 1월 추가된 2차 승급 기술 시스템은 더욱 이상합니다. 1차승급은 최소 필요체력, 마력과 130레벨 달성하면 승급이 가능했지만 2차 승급은 뜬금없게도 최소 필요체력, 마력과 함께 200레벨대가 아닌 무려 350레벨 달성을 필요로 했습니다. 2차 승급을 위해 필요한 최소 필요체력, 마력은 이미 250레벨 정도가 되면 충족이 되는데도 350레벨을 조건에 달아둔 것은 개발의도와는 다르게 유저들의 레벨링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추후 나올 3차 승급과 4차 승급의 레벨 요구조건은 도대체 얼마가 되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경험치 변환창에 2차승급 때와 다르게 3차 승급 요구조건을 명시해놓지 않은 것을 보면 개발사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 명확한 계획이 없는 듯 합니다. 또한 일부 2차 승급 기술들은 원작과 달리 개성이 부족합니다. 가령 도적의 이기어검 스킬은 본래 대상의 무장도를 깎고 공격하는 스킬이었지만 바람의나라: 연에서는 단순한 준광역기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이미 오리지널 기술들이 2차승급 기술의 컨셉을 차용한 탓에 컨셉이 겹쳐 발생한 문제로 추정됩니다. 이기어검이 가진 무장도 감소 효과는 참간맹습이라는 저레벨 부터 배울 수 있는 오리지널 스킬이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사장되고 있는 기술각성 시스템

추가적으로 기술각성 시스템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의 기술을 강화시키는 컨셉의 시스템인 기술각성 시스템은 폭:12지신에서 경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각성:팔괘류, 산적굴에서 얻을 수 있는 신수 인장 등을 재화로 소모하였는데 각성:팔괘류는 PK던전 특성상 경쟁이 심해 얻기가 매우 힘들고 신수 인장의 경우 특정 레벨구간 대를 지나면 드랍 패널티를 받게되어 얻기가 어려워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렇듯 높은 난이도를 가졌음에도 강해지기 위해 기술각성을 한 유저들이 많은데 기술각성 시스템 출시 이후 별 다른 패치 없이 시스템 자체가 방치되기 시작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유명무실한 시스템이 되어버려 노력의 대가가 배신당한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재화수급

오픈 초기 필수아이템이었던 진'지박귀 장비, 제작실패시 타격이 상당했다.

재화수급 문제는 지금은 많이 완화된 편이지만 오픈 초기부터 항상 지적되어 오던 문제입니다. 바람의나라: 연에서 아이템 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금전, 상급재료, 영혼의파편, 숫돌 등 정말 다양한 재화가 소모되는데 정작 정상적인 플레이를 통해 수급되는 양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오픈 초기에는 지박귀 장비, 혈귀혼 장비, 금강무기 제작에 소모되는 막대한 양의 영혼의파편 수급이 부족하여 제작에 실패하게 되면 큰 타격을 입었었고 최근에는 숫돌이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를 통해 뿌리던 상급재료

금전과 상급재료 또한 오픈 이후 항시 부족한 재화였습니다. 금전의 경우 원작과 달리 사냥을 통해 일정량의 금전을 획득할 수는 있지만 매우 적은 금액이고 전리품의 가격은 원작처럼 호박류를 제외한다면 헐값인지라 금전수급은 상당히 한정적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금전이 소모되는 곳은 원작에 비해 매우 다양하여 항시 금전이 부족한 상태가 반복되기 일쑤였습니다. 오픈 초기에는 수리비 조차 부족해 고레벨 유저가 자호굴 같은 저레벨 던전에 와서 밤새 자동사냥을 돌려놓는 등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상급재료의 경우 일반재료 25개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는데 많이 소모될 때는 아이템 한 개를 제작 할 때 100개 이상이 소모됩니다. 그러나 저레벨 던전이건 고레벨 던전이건 상급재료가 아닌 일반재료만이 드랍되기 때문에 사냥을 통한 수급은 매우 한정적이며 요일동굴, 레이드 등의 부가적으로 재화를 수급할 수 있는 컨텐츠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하루에 3판으로 한정되어 있어 수급량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화수급 문제는 근본적인 파밍구조 개선이 필요한 문제였으나 파밍구조 개선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매번 이벤트를 통해 일시적으로 재화를 푸는 수준에 그쳐 이벤트를 놓치거나 이벤트 기간이 아닐 때는 재화부족에 허덕이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PvP시스템 강제화

오픈 초기 폭:쥐굴, 가장 대중적인 사냥터였다.

PvP시스템이 강제화되었다는 점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아온 요소입니다. 오픈 초기 폭:12지신부터 폭:산적굴, 폭:선우의무덤, 폭:신궁 등 극지방을 제외한 모든 컨텐츠에 PvP지역이 조성되었으며 문파 전쟁, 척살, 주시 시스템 등 PvP 지역 외에서도 PvP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추가되는 등 노골적으로 PvP가 강요되어 왔습니다.

이는 유저 간의 끊임없는 경쟁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강해지고자 하는 욕구를 끌어내어 과금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리니지식 수익모델을 의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 년째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있는 리니지 시리즈를 보면 알 수 있듯 PvP 활성화는 과금으로 이어져 게임사에게 큰 수익을 벌어다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게임은 리니지가 아니라 바람의나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바람의나라는 본래 PvP의 비중이 높지 않던 게임이었습니다. 폭:12지신, 신수성 공성전, 무한장 등 정해진 콘텐츠, 정해진 공간에서만 PvP가 허용되었고 이는 모든 유저가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장소가 아닌 원하는 유저만 이용하는 장소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PvP를 하지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자신이 PvP 위주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전 지역에서 PK가 허용된 배극 서버라는 별도의 서버를 이용함으로써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즉 유저에게 PvP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졌던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전 지역에서 PK가 허용되는 특징을 가졌던 배극서버

그런데 바람의나라: 연은 PvP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원작에서는 폭:12지신과 일반 12지신의 경험치가 똑같아 폭:12지신을 사냥터로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바람의나라: 연 같은 경우 폭:12지신의 경험치를 일반 12지신은 물론 동일 레벨구간의 다른 사냥터보다도 압도적으로 높게 설정해놨기 때문에 좋든 싫든 무조건적으로 PvP 던전 이용이 강요 되었습니다. 이후 추가된 콘텐츠 역시 폭:산적굴, 폭:선우의무덤, 폭:신궁 등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던 장소를 임의적으로 추가하면서까지 노골적으로 PvP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또한 문파에서 개인을 대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척살, 주시 시스템 역시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콘텐츠로 이 게임이 얼마나 PvP를 노골적으로 강요하는지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PvP 강제성으로 인해 오픈 초기 폭:12지신에서 많은 유저들이 피로도를 느끼고 게임을 떠났고 폭:산적굴부터는 PvP 지역에 상위 아이템 제작재료를 드랍하는 보스몬스터를 등장시키면서 특정 문파, 유저들이 이를 통제하는 리니지를 연상케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늘어만 가는 옵션, 조잡해지는 게임

상태창에서 옵션을 표시하는데 필요한 페이지만 무려 5페이지다.

이 부분은 긴말하지 않고 현재 바람의나라: 연에 존재하는 옵션 목록을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동속도
이동속도%
피해저항관통
피해증가
위력
치명확률
치명위력
치명위력%
치명저항
치명저항%
파괴력증가
파괴력증가%
방어무시
방어관통
치명피해저항
피해저항
실제무장도
치명확률%
무장도%
피해흡수
체력흡혈
마력흡혈
체력시약향상
마력시약향상
대인방어
체력재생
체력증가
체력재생%
체력증가%
체력회복향상
마력재생
마력증가
마력재생
마력증가%
마력회복향상
시전향상
보스몬스터추가피해
일반몬스터추가피해
대인피해
치유력
경험치증가
금전획득증가
전리품획득증가
체력시약향상%
마력시약향상%
요력

한 눈에 봐도 많은 이 옵션들은 각각의 옵션이 어떠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어 더욱 난해합니다. 당장 데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옵션만 보더라도 힘, 민, 지, 피해저항관통, 피해증가, 치명확률, 치명위력, 방어무시, 방어관통, 일반몬스터추가피해 등 10여가지에 달합니다. 물론 이러한 옵션들이 각기 얼마만큼의 효율을 가지고 있는지는 더욱 알 수가 없습니다. 하다 못해 도사의 힐 스킬마저도 치유력 옵션 뿐만 아니라 파괴력 옵션에 영향을 받게 되어있는 등 게임 전반의 계산식이 너무 난해합니다. 안그래도 복잡한 옵션들은 컨텐츠가 추가될 때마다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데 북방대초원 업데이트와 함께 추가된 피해저항관통 옵션과 일본 업데이트와 함께 추가된 요력 옵션이 대표적입니다. 복잡한 옵션을 간소화 할 생각은 하지않고 오히려 옵션을 늘려가면서 게임은 날이 갈수록 조잡해지고 있습니다.

완전히 실패한 4신수 시스템

바람의나라: 연의 4신수 시스템, 개방한 순서에 따라 1강화당 소모 십억경이 2배씩 증가한다.

4신수 시스템이야 말로 가장 처참히 실패한 시스템입니다. 개방 순서에 따라 1강화당 필요로 하는 십억경 소모 갯수가 2배씩 증가하여 1신수는 1강화당 1개, 2신수는 2개, 3신수는 4개, 4신수는 8개씩 소모되는 특성을 가진 4신수 시스템은 바람의나라 세계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4신수를 소재로 타 게임들과 차별점을 둔 독창적인 레벨링 구조를 만들고자 의도한 시스템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4신수 시스템은 그 어떠한 시스템보다도 완전히 실패한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담당 디렉터 조차도 시스템의 실패를 간접적으로 시인할 정도로 말입니다.

4신수 시스템이 실패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레벨링 시스템 설계 미스에 있습니다. 저레벨 구간에서는 40레벨 단위로 늘어나던 경험치 통(필요량)이 339레벨 부터는 5레벨 단위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에서 이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안그래도 후반부에 4, 3신수를 찍기 위해 십억경 필요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1, 2신수 유저들인데 추가적으로 경험치 통 자체가 늘어나니 레벨링 속도가 급격히 지체되는 반면 저레벨 구간에서 4, 3신수를 먼저 찍은 유저들은 고레벨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십억경 소모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레벨링을 할 수 있었고 이는 후반부 레벨링에서 큰 격차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는 초기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았으나 4, 3신수를 찍기 시작한 후발대가 1, 2신수를 찍고 있던 선발대의 레벨을 역전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었습니다.

오픈 이후 8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뒤늦게 소폭 개선된 4신수 시스템

그러나 공론화 이후에도 한동안 개선이 되지 않았고 한참이 지난 2021년 2월이 되서야 480레벨 이후 구간에서의 경험치 필요량을 감소시키는 부분적인 개선안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패치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었기에 여전히 4신수 루트에 따라 큰 레벨 업 격차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유저 보상 차원에서 2차승급 기술을 강화할 수 있는 재료아이템인 경험의혈석을 1, 2, 3, 4신수 레벨링 순서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였는데 보상기준도 모호하여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4신수 시스템 자체가 실패작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 방지할 방법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어려운 방법도 아니고 그저 사전에 홈페이지, 게임 내 툴팁 등을 통해 유저들에게 339레벨 이후 부터는 경험치 통이 5레벨 단위로 증가한다는 점을 고지했더라면 유저들 사이에서 나름의 레벨링 공략이 알려졌을 것이고 1, 2신수 루트는 자연스레 기피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보공개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결국은 시스템의 실패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극심한 피로도를 유발하는 파밍시스템

바람의나라: 연의 독특한 파밍시스템은 유저 이탈의 일등공신으로 봐도 무관할 정도로 악랄함을 자랑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파밍시스템은 장비의 다양성이 0에 수렴하는 게임의 특성과 더불어 극한의 시너지 효과를 냈고 오픈 초기부터 현재까지 수 많은 유저를 이탈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특히나 유저 이탈이 극심했던 산적굴 시기,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졌으며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예리한 금강무기'를 얻기 위한 파밍 단계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채널마다 2마리 내외로 젠 되는 도안 몬스터찾기 (경쟁)
  2. 도안 몬스터를 잡아 낮은 확률로 도안 얻기 (확률)
  3. 아이템 제작 (확률)
  4. 예리한 아이템 제작 (확률)
  5. 최소 9이상의 강화 (확률)
  6. 강화 실패시 아이템 복구 (확률)

우선 수 많은 경쟁자들과 함께 수십, 수백 개의 채널을 돌아다니면서 '도안삼킨', '도안훔친' 이름이 붙은 도안 몬스터를 찾아 처치해야 하며 적게는 수 십마리, 많게는 수 백마리를 처치하다보면 낮은 확률로 아이템 도안이 드랍됩니다. 도안을 얻었으면 아이템 제작을 해야하는데 기본 성공률은 30%이며 제작확률증가 촉매제를 사용할 경우 45%의 성공률을 갖습니다. 여기서 아이템 제작에 실패한다면 도안을 비롯한 모든 재료아이템은 증발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1단계로 회귀해야 합니다. 만약 30%의 확률을 뚫고 아이템 제작에 성공하였다고 해도 그냥 '성공' 한 것은 사실상 실패나 다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반 금강무기와 예리한 금강무기는 강화시 데미지가 오르는 수치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일반 금강무기는 거쳐 지나가는 무기에 불과합니다. 반드시 '대성공'을 통해 '예리한' 금강무기를 획득해야 합니다. 대성공이 나올 확률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운이 나쁘다면 수십 번을 해도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성공이 나올 때까지 1단계부터 반복해야 합니다.

극악의 확률을 뚫고 얻어낸 예리한 금강무기

만약 예리한 금강무기를 얻는데 성공하였다면 최소 9단계 이상으로 강화를 해야합니다. 바람의나라: 연의 강화 시스템은 1단계마다 상승률은 낮은 반면 3, 6, 9, 10단계에서 폭발적으로 능력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적어도 9단계의 강화는 필수입니다. 아이템에 부여되는 강화보장 수치는 +3~+10까지 랜덤이며 여기서 운이 좋다면 높은 강화보장 수치 덕분에 강화를 쉽게 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는 +4~+5이 가장 흔하게 뜹니다. 강화 성공률은 +3부터 10%씩 낮아지며 +8에서 +9의 강화 성공률은 40%입니다. 강화보장 수치 이후의 강화에서는 강화실패시 강화 단계가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설령 +8까지 순식간에 갔더라도 40% 확률인 +9 강화를 실패하면 +7단계로 떨어지며 여기서 또 다시 실패하면 +6, 마지막 남은 기회도 실패한다면 +5단계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반복된 실패로 강화내구도 3회를 모두 사용하였다면 장비를 소모하여 강화내구도를 복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일반적으로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기 때문에 다시 1단계로 돌아가 도안 파밍부터 시작하여 일반 금강무기를 파밍하여 90% 이상의 복구 성공률을 가지게 되는 +6 내지 +7단계 강화를 한 후 강화 내구도 복구에 사용하면 됩니다. 강화 내구도 복구에 성공하면 강화 내구도가 1칸 차오르게 되고 다시 강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9 강화에 성공하면 좋겠으나 마찬가지로 다시 확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불운하게도 오히려 강화 단계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아이템 제작에 소모되는 상급재료, 영혼의파편은 항상 부족한 수준이며 장비강화에 소모되는 강화비서의 경우 강화단계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회 강화시도에 10장~20장을 소모하는데 사냥을 통한 획득방법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은 아이템샵을 통해 매일 30개의 제한된 수량을 구매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부족한 재화이기도 합니다.

+9 강화는 또 다시 확률과의 싸움

결과적으로 '+9 예리한 금강무기'는 무한히 반복되는 확률과의 싸움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확률은 순전히 '운'에 입각하는 것이기에 누군가는 단 한번에 도안 파밍부터 강화까지 끝냈을 것이고 누군가는 수 십번을 시도해도 대성공을 띄우지 못하거나 연이은 강화실패를 겪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유저는 후자에 속했고 산적굴 시기 이러한 파밍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많은 유저가 이탈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파밍 시스템은 바람의나라: 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RPG 게임들이 비슷한 파밍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람의나라: 연에서 이러한 파밍 시스템이 문제가 되는 것은 랭커를 노리는 상위권 유저뿐만 아니라 모든 유저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아이템을 파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 컨텐츠 자체가 부족하여 던전, 아이템 선택권이 없이 획일화 된 바람의나라: 연은 효율 좋은 아이템이 '국민 아이템'으로 정형화 된 게임이며 상위권 유저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예금작'이라고 불리던 이 파밍 단계는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과정 중 하나였습니다.

더불어 무기, 방어구류가 아닌 반지, 보조류 아이템의 경우 착용 슬롯이 2부위라서 반드시 두 개를 제작해야 하지만 강화내구도가 단 1에 불과하며 획득할 수 있는 강화비서의 양이 더 적어 국민아이템인 '+10 파천반지 쌍' '+9 백옥노리개 쌍' 등을 파밍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피로도 높은 파밍작업에 대한 불만은 지속되었고 여러 차례의 개선이 이루어져 일반 몬스터도 도안을 드랍하게 패치되거나 확정제작 시스템 도입, 도안 드랍확률 대폭증가 등의 후속조치가 이루어지긴 하였으나 이는 이미 수 많은 유저가 떠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물론 예를 든 예리한 금강무기 파밍뿐만 아니라 오픈 이후부터 현재까지 거의 모든 아이템 파밍이 비슷한 구조입니다. 오픈 초기에는 영혼의파편을 100개씩 소모하는 레이드 아이템 지박귀 장비가 국민 아이템으로 사용되었는데 이를 두 차례 실패하면 재화가 남아나질 않아 캐릭터를 1부터 다시 키우는게 나을 정도였으며 다음 단계인 혈귀혼 장비의 경우 진'혈귀혼 업그레이드 시 영혼의파편을 무려 500개씩 소모하여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매우 큰 타격을 입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북방대초원 업데이트 이후 국민 아이템이 된 예리한 2차 도깨비무기의 경우 제작에 필요한 재화인 숫돌 수급이 상당히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강화내구도 복구가 매우 어려워져 강화에 대한 피로도가 급증하는 등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제입니다.

원작고증 문제, '첨 마법과 십억경

바람의나라: 연 도적의 스킬 필살검무'첨

바람의나라에서 '첨이 붙은 기술은 도사의 승급 기술인 백호의희원'첨, 신령의기원'첨과 주술사의 신수마법'첨이 있습니다. 이중 도사의 '첨 마법들은 사거리 제한없이 맵 전체의 그룹원들에게 사용되는 기술을 의미하며 주술사의 '첨 마법들은 자신을 기준으로 전후좌우 4방향으로 발사되는 공격기술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바람의나라: 연에서 '첨 기술의 의미는 다소 다릅니다. 바람의나라와 마찬가지로 전후좌우 4방향으로 발사되는 기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기술보다 많은 체력, 마력을 소모하고 강력한 데미지를 가진 기술, 즉 그룹사냥용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원작고증을 중요시 했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기술 명을 바꾸거나 혹은 '첨 말고 다른 수식어를 붙일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바람의나라에서 십억경은 경험치 10억당 십억경 1개로 변환하여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십억경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십억경 시스템은 2010년 12월 바람의나라에 등장한 시스템으로 당시 여러 신규 컨텐츠가 추가되며 경험치 획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보니 기존의 42억 풀경험치 시스템은 서서히 한계가 오고 있었고 이를 위한 대안으로 경험치 10억당 십억경 1개로 변환하여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람의나라: 연의 경우 경험치 10억당 십억경 1개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경험치통을 가득 채웠을 때 십억경 1개가 채워지는 개념입니다. 사실상 10억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것인데 왜 십억경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개인에 따라서는 굉장히 사소한 부분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 바람의나라를 ip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마케팅에 있어서 '추억'을 강조했던 만큼 고증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더 예민하게 신경을 썼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8개월 간의 여정, 마침표를 찍으며...

바람의나라: 연 갤럭시게이머 기준 32주 유저 수 통계

짧지 않은 시간동안 달려온 게임이었으나 접는 순간 아쉬움이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앓던 이가 빠진 것 처럼 속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오픈 전부터 '추억'을 빌미로 인질극을 해왔지만 8개월 동안 애타게 찾아본 결과 추억은 애초에 존재하지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추억을 찾아 헤매였지만 도리어 추억마저 상처입은 많은 유저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건내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