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5일, 어느덧 바람의나라가 상용서비스 2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 20주년 축하 포스팅을 작성했던 것 같은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 25주년 축하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바람의나라의 25주년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야든 시장에서 25년이라는 시간을 생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나 기술과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업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매년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게임업계에서 1996년 4월 5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5년간 꾸준히 수익을 내며 생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상징성이 큽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저는 지난 5년간 바람의나라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2016년, 20주년 기념으로 진행되었던 옛버전 복원에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유저 기만에 가까운 낚시 사태를 겪고 난 이후 운영에 학을 떼고 게임을 완전히 떠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바람의나라 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애정은 여전합니다. 아직까지도 가장 좋아했던 게임을 물어본다면 거리낌 없이 바람의나라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작년에 출시되었던 바람의나라 ip 기반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 연'도 기대감을 갖고 꽤나 오랜 시간 플레이했지만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 운영에 대한 실망감도 컸고 애초에 바람의나라라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던 게임이었습니다.

모쪼록 25주년을 앞두고 오랜만에 바람의나라의 근황을 알아보니 여러모로 밝지만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던 유저 수는 반등없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였고 이와 더불어 최근 대한민국 게임업계 최대 화두인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이슈 역시 사실로 확인되며 운영문제를 여실히 드러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유저 수 자체가 적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타 게임에 비해 공론화 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게임 외적으로는 최근 10여 년간 바람의나라 양대 팬사이트 중 하나였던 게임풍 카페가 자동차 동호회 카페로 변경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소식들을 접하면서 비록 운영에 질려 먼저 떠나간 유저지만 한 때 바람의나라의 유저였고, 여전히 바람의나라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안타깝고 씁쓸한 감정이 듭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고 있는 저 역시도 이러한데 지금까지 애착을 갖고 바람의나라를 플레이하고 계신 유저분들이라면 더욱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는 25주년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의 25년은 둘째치고 5년 후 30주년을 맞이할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해 보입니다. 때문에 적어도 이번 25주년은 축제가 아닌 운영에 대한 반성과 쇄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와서 정신 차리고 운영한다 하더라도 늦어도 한참 늦은지라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이는 지금까지 남아있는 충성심 강한 유저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앞으로는 제대로 된 운영을 통해 30주년, 40주년 나아가 50주년까지 바람의나라를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